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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축구이야기

축구선수가 꼭 경험해야하는 시기는 있다.

by 나진성 감독의 축구이야기 202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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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때 나에게 어떤 선배가 해주었던 말이 있었다. "돈 생각하지 말고 경험을 쌓는 게 좋을 거다"라는 말이었다. 그런 말이 바탕이 돼서 유럽에 배낭 메고 도전하게 되었고, 축구 오디션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고, 한국 프로팀 데뷔와, 생소한 동남아 리그도 경험했다. 그때 시각을 오로지 돈만 목적에 두고 살았다면 이만큼 내가 성장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선수 시절 유럽을 못 가봤다면? 하고 생각해 보면 정말 끔찍하다. 그런 경험 없이 축구를 지도하는데 큰 힘이 될까?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나는 유럽에서 하루 이틀 휴식을 받으면 근처의 나라에 가보았다. 가서 어떻게든 경험하려고 했다. 이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매일 같이 여행과 배움에 돈을 투자했다. 그 시간과 배움이 있기에 현재의 내공을 가진 거 같다. 메타인지를 가질 때 나는 그리 똑똑하지 않은 사람인데, 도전 정신만큼은 있어서 강했던 사람이고 그 바탕으로 배움을 멈추지 않고 발버둥 쳤던 거 같다.

배움에는 이유가 있고, 가치가 있고, 시기가 있다. 나는 인생에서 모든 게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릴 때 겪는 경험은 평생 동안 힘이 된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그러한 경험을 놓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경험을 얻기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가치는 시간과 돈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험을 얻기 위해선 돈+시간을 갈아 넣어야만 한다. 그러한 맞교환이 일어나지 않으면, 인생에서 퀀텀점프는 볼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우리 아이 레슨을 시킬까요?"라는 말을 듣는다. 그러면 나의 답변은 "아이가 하려면 보내주십시오" 하지만 결국 아이의 의중이 아닌, 부모의 의중으로 레슨을 안 보낼 때가 더욱 많다. 여기서 뜻은 레슨을 꼭 보내라는 게 아닌 부모가 아이의 경험을 막지 말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이가 합숙을 하고 멀리 간다는 것은 큰 경험을 하러 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이의 의중과 관계없이 부모의 의중으로 그 대회를 못 간다면 시간+돈으로 경험을 맞교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 이 "시기"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꿈과 희망과 경험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이 그런 경험을 그냥 지나친다면 아이들 성장의 퀀텀점프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다 괜찮다. 10대 20대들은 오로지 경험이다.

그게 곧 그 아이가 성장하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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